자기 계발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 별생각 없이
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영어학원을 찾아갔다.
학원 등록에 앞서 상담을 받았는데,
몇 가지 목표를 예로 들어 말해주셨는데,
영어로 자기소개 몇 줄 이상, 영어를 배워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등 몇 가지가 있었다.
그중에서 "영어로 자기소개 몇 줄 이상"에서 생각이 스쳐서 상담사분께 했던 말은
"한글로도 몇 줄 이상 못하는데요?"였고 상담사 분께서는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.
모국어인 한국어로 오래 말하는 것도 말주변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나였는데,
그런 사람에게 영어로 길게 이야기하고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, 붙잡고 영어로 길게 대화를 한다는 건
상상해도 힘든 일이었다.
여하튼 어찌어찌 상담을 끝내고, 영어 학원을 등록하고 몇 개월 다녀보게 된다.
학원을 다니는 동안 특별히 별일은 없었다.
영어로 대화를 하고, 말이 느려도 선생님께서는 기다려 주시고,
문법이나 단어가 어색한 부분을 알려주시는 것의 반복이었다.
몇 개월 뒤. 예상했었지만,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나 흥미가 없이 사회분위기 따라 배워본 영어 학원은
그만 다니게 되었다.
이때의 경험은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는데,
최근 AI 열풍이 불고, AI를 이곳저곳에 사용해 보는 상황을 볼 때
뭔가 비슷한 느낌이 든다.
언론과 인터넷에 AI 가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,
몇몇 사람들이 AI를 접해보고, 이것저것 열심히 써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,
얼마 못 가서 흥미를 잃고 AI를 알기 이전의 상태와 업무 형태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다.
AI 필요성과 진가를 알아보고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만 꾸준히 AI 관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.
결국 AI 도 만능은 아니고 아무리 좋아도, 사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이루고 싶은 무언가 있어야 만능이 되는 듯하다.
AI를 처음 접하면 이것저것 해보다가. 시간이 흘러서 제일 많이 하는 것은, 내가 사람들 관찰했을 때
"뭐 하지?"라는 말이나 행동이었다.
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의지.
AI 가 모든 걸 알아서 사람을 하늘높이 올려주는 건 아니다.
무엇을 하고 싶은지 열심히 생각하고, 메모해서 AI에게 도와 달라고 하자.
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.
'04.짧은 글 > 002.AI 를 생각하며, 메모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AI 를 활용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(0) | 2024.07.18 |
---|